나에게 국립중앙박물관은 여름이다. 몇 년 전 최악의 폭염이 왔을 때 부모님이 서울에 오셨다. 이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에어컨이 없어 집은 덥고 카페도 오래 앉아 있으면 답답해 생각해 낸 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건물이 워낙 크고 중간 중간에 쉴 곳도 많고 팥빙수도 먹을 수 있어서 하루 종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딱 좋았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여름 이후에도 일 때문에 박물관에 갈 일이 있었는데 항상 여름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보고 싶은 전시가 생겼는데 딱 여름이네! 더운 여름, 아름다운 평일 휴일에 시원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국립중앙박물관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뷰이다.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 사이에 이렇게 뻥 뚫린 공간이 있고 계단 뒤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지겨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