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窓ぎわのトットちゃん(마도기와노 토토짱)
구로야나기 테츠코 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김난주 옮김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구로야나기 테츠코
아사히-TV에서 근 30여년째 <테츠코의 방>을 진행하고 있는 토크쇼 진행자이자 여배우이다.
창가의 토토의 실제 주인공이다.
이와사키 치히로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알려진 일본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겸 화가이다.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수묵화를 결합한 듯한 독특한 그림체로 사랑받았다.
창가의 토토 삽화는 당연히 화가가 글을 읽고 토토를 생각하며 그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화가의 사후에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책에 실은 거라고 한다.
창가의 토토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담은 자전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어도 읽다 보면 너무 동화 같아서 만들어진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본에서 출판된 지 꽤 되었고 오랜 시간 꾸준히 많이 팔린 유명한 책인데 한국에서는 2000년에 정식으로 출판되었다.
오래 전에 사 놓았는데 읽지 않고 책장에 방치해 뒀다가 임신한 후에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제 아이를 낳을 거니까 왠지 이런 류의 이야기를 읽어야 할 것 같았고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라고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토토가 너무 귀여워서 쭉쭉 읽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알 수 없는 잔잔한 감동이 몰려 왔고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에 대해, 그리고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희한한 책이었다.
역시 스테디셀러에는 시간이 지나고 읽어도, 어떤 사람이 읽어도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
퇴학
초등학교 1학년인 토토는 첫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
이제 갓 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퇴학이라니…
아이 엄마에게 감정이 이입되었다.
학교에 불려간 엄마는 선생님에게 토토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아이가 수업 시간에 했던 행동들을 듣게 된다.
책상을 계속 열고 닫았다는 반복하는가 하면 갑자기 일어나 수업 시간에 교실 창가에 서 있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며 토토는 이 학교에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이유로 1학년생을 퇴학 시키다니…)
수업 중에 일어나 교실 창가에서 친동야 아저씨를 부르는 토토를 선생님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친동야 ちんどんや [ちんどん屋]
이상한 복장을 하고 악기를 울리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선전, 광고하는 사람
새 학교, 도모에 학원
도모에 학원은 교실이 진짜 전철인 외형부터 특이한 학교이다.
수업 방식은 더 특이하다.
선생님이 그날 하루동안 공부할 과목의 문제를 칠판에 가득 적어 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부터 공부를 시작하라고 한다.
정해진 시간표 대로 선생님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혼자 공부를 해 보고 모르겠으면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이해가 될 때까지 가르침을 받는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이다.
토토가 학교에 방문한 첫날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4시간이나 들어줬다.
4시간이나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는 것은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4시간 동안 토토의 이야기를 들은 교장선생님은 토토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부터 너는 이 학교의 학생이다.”
토토는 이런 교장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우당탕탕 학교 생활
토토는 도모에 학원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난다.
몸이 불편한 친구도 있었고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 교장선생님 딸도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점심시간에는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먹었다.
엄마가 매번 도시락에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싸 주기는 힘든지라 교장선생님과 사모님은 강당을 돌며 아이들에게 없는 반찬을 채워 주었다.
아이들의 도시락 메뉴도 도모에 학원다웠다.
방학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도 하고 온천 여행도 갔다.
학교에서는 리드미크라는 독특한 음악 수업도 했고 운동회도 하며 여느 아이들과 비슷한 듯 다른 듯 즐거운 학교 생활을 했다.
전쟁의 그림자와 슬픔
친구이자 형제였던 강아지 로키와 학교 친구인 야스야키가 만날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났다.
또한 천진난만하기만 하던 토토와 도모에 학원도 태평양 전쟁의 그림자는 피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자랐고 토토와 친구들은 어른이 되었다.
작가 후기에 나온 토토의 친구들이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느낀 점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4시간이나 들어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4시간까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들어줘야겠다.
건강하게 만나서 이야기 많이 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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