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은 두 번째 포스팅.
2022.07.15 - [P l a c e/길] - [서울]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1편(현장 발권) | 국립중앙박물관
2편에서는 ‘2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 섹션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
1. 황소(이중섭, 1950년대, 종이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화가의 대표작 황소 시리즈,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사이즈가 작았다. 그래도 살아 있는 듯한 역동적인 선은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건 많이 다르다.
2. 소나무 아래에서 폭포를 보다, 이인문,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종이에 엷은 색, 국립중앙박물관
이날 본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먹의 농도로 원근감과 깊이를 살려 소나무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3.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 조선 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앞 면에서 봤을 때는 강가에 노젓는 뱃사공만 보였는데 뒷면을 보니 보름달과 범선 같아 보이는 큰 배도 있었다. 보름달 뜬 밤에 어딜 바삐 가는 걸까? 보름달이 비추는 산과 바위도 함께 빛이 날 것 같은 풍경이다. 이 병은 떡을 칠 때 사용하는 몽둥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떡메병'이라고 불렸고 화병으로 사용하던 거라고 한다.
4. 웅혼하게 세상을 바라보다, 장승업, 조선 19세기 후반, 비단에 엷은 색, 국립중앙박물관
매와 토끼의 부리부리한 눈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인 조선시대 작가 장승업의 작품이다.
5. 피리, 박래현, 1956년, 종이에 수묵채색,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설명이 인상적이어 찍은 사진. 1956년이면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시기이다.
"이처럼 한가로운 그림을 그린 박래현은 실제로는 시간을 쪼개어가며 집안일, 육아와 그림 그리기를 병행했다. 그녀는 자신의 시간과 싸우면서 대작을 남겼다."
지금 집안일과 육아를 하면서 작품활동까지 하라고 해도 힘들 텐데 전쟁 중에 이런 작품을 남긴 작가의 삶이 궁금해졌다.
5. 분청사기 조화 모란무늬 항아리,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전반, 국립중앙박물관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비해 존재감이 작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투박하면서 모던한 선이 살아 있는 분청사기의 무늬가 이번엔 색다르게 보였다.
6. 분청사기 조화 기법 편병,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전반, 국립중앙박물관
"조화는 거친 갈색 바탕에 백토를 바른 뒤 표면을 선으로 긁어 무늬를 표현하는 기법이다. 조선 15세기 후반부터 지역마다 특징적인 기법으로 분청사기를 장식했는데,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조화기법 분청사기를 제작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미술 시간에 못으로 그어 놓은 듯한 무늬이지만 설명 대로 현대 미술작품 같아 보이기도 한다.
7. 홍매, 강요배, 2005년, 캔버스에 아크릴, 국립현대미술관
이 작품은 분청사기가 있는 전시실에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분청사기와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질감이 비슷해 같은 공간에 전시해 둔 듯했는데 묘하게 잘 어울렸다.
8. 불국설경, 박대성, 1996년, 종이에 수묵채색, 국립현대미술관
크기가 압도적이고 검은 전시실에 하얗게 그려진 불국사의 설경이 대비되어 더 큰 작품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림도, 작가도 처음 본 작품이지만 그 전시실 자체가 좋았다. 작품 옆에는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이 영상으로 제작되어 플레이되고 있었다.
"내가 있는 동안 눈이 오면 참 좋겠는데..."라고 말한 다음 날, 새벽에 눈을 뜨자 거짓말처럼 세상이 흰 눈에 덮여있었습니다.
작가는 1995년 가을, 뉴욕에서 귀국해 경주로 내려가 1년간 불국사 손님방에 머물며 연작을 그렸다고 한다. 영상과 함께 보니 작가가 이 그림을 그린 겨울날이 절로 떠오른다.
9. 해학반도도 병풍, 작가모름, 조선 19세기, 비단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반도는 삼천 년에 한 번 열매를 맺으며, 한 알을 먹으면 수명이 삼천 년 늘어난다고 하는 복숭아라고 한다. 이 그림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수명이 늘기를 바라며 찍었다.
10. 섶섬이 보이는 풍경, 이중섭, 1951년, 패널에 유채, 이중섭미술관
제주에 여행 갔을 때 본 이중섭 집이 떠올랐다. 작은 초가에서 보는 서귀포 앞 바다가 나는 쓸쓸해 보였다. 서정적인 작품인데 작가의 삶이 투영되어 그런 것 같다.
11. 만선, 천경자, 1971년, 종이에 채색, 전남도립미술관
예뻐서 찍었는데 알고 보니 천경자 작가의 작품이었다. 좋지 않은 일로 뉴스에서 봤떤 작가는 이렇게 색감이 고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보면 색깔이 화사하니 더 예쁜데 역시 카메라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걸 그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여기저기 다니는 거겠지만.
12. 생각하는 여인, 최종태, 1992년, 청동, 국립현대미술관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은 청동상이었다. 인간은 왜 끊임없이 본질을 찾으려 하는 걸까?
13. 이건희가 모은 고서들
기록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노하우가 제대로 전승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정보화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더욱 더 힘듭니다.
- 이건희 에세이에서
14. 범종, 고려 10-11세기, 청동, 국립중앙박물관
통일신라 범종 형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작품이라고 한다. 정면에 있는 비천상 부조가 아름답다.
15. 산울림 19-II-73#307, 김환기, 1973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파란 바다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큰 고래가 지나간 물길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들여다보는데 단지 작가가 유명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나 보다.
16. 브람스, 백남준, 1993년, 채널 비디오 등..., 국립현대미술관
역시나 유명한 작가의 작품. 이 전시의 마지막 전시품이었다.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느낀 점은 역시 직접 보는 것의 느낌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진을 다시 보니 더욱 그러하다. 인기 있는 전시회여서 평일에 가도 여유 있게 작품을 독차지하는 것 같은 호사를 누리기 어려운 부분은 분명 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모아 놓고 볼 수 있는 좋은 전시회이고 전시 방법도 인상적이니 시간을 내서 꼭 한번 방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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